2019년 7월 이후로 드디어 2년 만에 JLPT 시험 보고 왔습니다. 시험 후기 글이지만 N2 따기까지의 제 이야기를 담은, 서론이 더 긴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우선 저는 2016년에 오사카에서 워홀로 1년 살고, 2018년에는 도쿄에서 교환 학생으로 1년 유학을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일본어가 어느 정도 된 상태로 한자 외우기만 집중해서 공부했다 보니 공부를 어떻게 했냐는 이야기는 적어봐야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마지막에 조금 적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저는 JLPT 총 5번 신청했는데 2014년에는 군대 휴가를 못 맞춰서 결시하고, 2017년에는 워홀 준비하느라 바빠서 결시하고, 2019년에는 워홀도 하고 유학도 하고 왔으니 N1은 그냥 따겠지? 하는 생각에 공부 하나도 안 하고 봤다가 2점 차이로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2012년 이후로 계속 N3인 상태였는데 일본 취업 준비하면서 다시 JLPT 공부하기 시작했죠.
그런데 다들 아시듯 작년 12월에 코로나로 JLPT 시험이 취소되면서 저는 JLPT 대신 BJT(비즈니스 일본어 능력시험)이랑 JPT 응시해서 각각 490점, 815점을 받았습니다. 이력서에 N3만 쓰기에는 일본어 실력이 너무 부족해 보이기도 했고 당시 일본어 실력이 어느 정도 향상되었는지 궁금하여 응시했는데 나름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BJT는 일본 고도 인재 포인트 제도에 따라 480점 이상 취득하면 고도 인재 비자 발급 시 점수 15점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시험이라 실력 확인도 하면서 나름 인정받는 어학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생각에 더 만족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에서 지원 조건으로 제시하는 일본어 자격증이 JLPT N2 이상이어서 일본 가기 전에 꼭 따야겠다고 생각했고 오늘 드디어 JLPT N2 응시하고 왔네요.
저는 대전 사람이라 항상 대전에 있는 학교에서 시험을 봤는데 4월에 정보처리 산업기사 필기 준비하느라 신청하는 걸 잊어서 청주에 있는 율량 중학교에서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N2라 13:10까지 착석하고 13:30부터 1교시 시험 진행되는데 1교시 문제는 14:30쯤에 다 풀고 시간이 남았네요.
청해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시간에 맞춰서 풀었고, 난이도가 어땠는가 궁금하실 텐데 되게 쉽게 나온 것 같습니다. 제가 N1을 공부하다가 N2를 봤고, 일본 생활 경험이 있어 쉽게 나왔다고 말씀드리는 것보다는 제 주변에 일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 몇 명도 오늘 N2 응시하고 말하기로 되게 쉬웠던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작년에 부산과 일부 국가에서 시행되기는 했지만 코로나 상황에 제대로 실행된 첫 JLPT 시험이고, 오랜만이라 좀 쉽게 나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하지만 작년에 취소 전부터 꾸준히 준비하신 분들이라면 무난하게 90점 넘기셨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JLPT 공부 방법(여유가 있으면 회화 중심으로 공부하기)
저는 외국어 공부는 회화가 무조건 1순위라고 생각해서 2012년에 N3 취득할 때도 JLPT를 따로 열심히 공부하기보다는 일본 친구들이랑 회화를 하거나 영화를 보면서 일본어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당장 취업을 위해 자격증이 필요하셔서 JLPT를 취득하시는 분들께는 시간도 없는데 무슨 일본 친구들 사귀고 영화를 보면서 공부를 하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고 회화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 자체가 JLPT를 단기간에 따기에 당연히 무리가 있는 공부 방법입니다.
그럼에도 저 같은 경우에 회화부터 공부한 이유는 '언어라는 게 쓰고 읽는 것보다 말하는 게 중요하지' 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2012년에 N3 취득할 때 저는 일본어 회화가 어느 정도 가능한 상태였는데 다른 친구 하나는 N1 실력에도 회화는 거의 못하는 걸 보면서 JLPT가 다가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JLPT 갖고 있는 사람 중에 회화 못하는 사람은 되게 많습니다. 반대로 회화를 잘하는 사람은 웬만하면 JLPT 공부 안 하고 N3 이상은 가볍게 땁니다. 예를 들어, 빈칸 정렬해서 답 찾는 문제의 경우, 회화를 할 줄 아는 사람은 대충 맞춰서 답 넣어놓고 읽어보면 말이 이상한 게 느껴져서 잘 바꿉니다. 따라서 N2 이상 급부터는 회화가 가능한 사람이면 어휘력 즉, 한자 좀 많이 외우면 무난하게 땁니다.
결론은 회화 잘하면 JLPT 성적도 같이 올라가니 당장 급하게 자격증 취득 목적으로 응시하는 게 아니시라면 천천히 회화 공부를 병행하면서 시나공 같은 자습서로 한자나 문법 공부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N1도 아니고 JPT도 만점 아니라 글이 신뢰가 안 되실 수 있지만 혹시 워킹 홀리데이나 일본 생활에 대해 궁금하신 점 있으면 댓글 남겨주세요! 오늘 시험 보신 분들 고생하셨어요~
2020년은 코로나로 인해 JLPT가 취소되면서 서울권 지역에서 시험에 응시한 응시자들은 시험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저도 올해 7월과 12월 모두 서울권 지역 시험 취소로 인해 시험을 못 봤는데 12월에 JLPT를 대체할 수 있는 시험인 BJT를 알게 되어 응시하고 왔습니다.
비즈니스 일본어 능력 시험(Business Japanese Proficiency Test)
BJT는 2017년 4월부터 'CBT' 방식으로 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CBT 방식은 컴퓨터로 문제를 풀고 시험이 종료되면 그 즉시 응시자가 성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날짜에 시험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시험 계획에 맞추지 않고 자신의 학습 상황에 맞춰서 응시할 수 있습니다.
BJT는 800점 만점인 점수제 시험이지만 취득 점수별로 등급도 따로 부여합니다. 400점 이상이 JPLT N2 실력에 해당되며, BJT 480점 이상 득점 시 일본 출입국 관리상 우대 조치인 '고도 인재 포인트 제도'에 활용되어 70점 만점 중 15점을 부여받게 됩니다. JLPT는 N1 취득 시 15점을 받습니다.
비즈니스 일본어 능력 시험 응시 방법
시험 접수는 BJT 홈페이지가 아닌 'Pearson VUE'에서 가능합니다. 계정을 만드시고 로그인 후 접수하시면 됩니다. 응시료는 50달러이고 증명사진은 시험장에서 감독관이 현장 촬영한 사진이 사용됩니다.
응시 가능한 시험 센터
BJT는 시험을 언제든지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응시 가능 센터가 JLPT에 비해 적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에 두 곳, 부산에 두 곳, 대전과 대구에 각각 한 곳씩 센터가 있어서 가까운 센터에서 원하는 날짜에 응시하시면 됩니다.
성적 확인
시험이 종료되면 바로 점수 확인이 가능하고 3일 뒤에 Pearson VUE 홈페이지에서 성적 확인이 가능합니다.
* 홈페이지에는 3일 뒤에 성적 확인이 가능하다고 공지되어 있지만 저는 시험 당일에 확인 가능했습니다.
JLPT 자격을 대체할 수 있는 시험
코로나로 인해 JLPT 응시 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JLPT 자격을 대체할 수 있는 시험이 BJT입니다. 비자 발급 시 일본 대사관이나 출입국 관리소에서도 인정하는 시험인 만큼 당장 일본 유학이나 일본 취업을 위해 자격증이 필요하신 분이라면 응시해 볼 것을 권합니다.